지역청년 발언 - '서울과 지역의 청년정책, 물길은 트고 막힌 곳은 뚫어야 합니다.'

2018-09-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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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산에서 살고 있는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 엄창환입니다.

네 번째 서울청년의회 개최를 축하드리며 그간 새로운 청년정책을 만들고 전국으로 확산하는데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서울의 동료청년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실 초대받았을 때는 다른 지역에 사는 제가 서울청년의회에서 발언하는 것이 어색한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서울의 청년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그간 5년간 저 역시 지역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왔고, 각 지역의 많은 동료들도 그래왔기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는 지방정부 청년정책 활성화를 위해 각 지역의 민간 청년그룹이 연합해 만든 네트워크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청년정책의 발전과정을 지켜봐왔고, 실효성 있는 청년정책이 각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하면서 첫 청년 기본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던 2014년 서울의 겨울과 17개 광역단위 마지막 청년 기본 조례가 제정된 2018년 인천의 봄, 그리고 그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과정들이 떠올랐습니다.


서울발 청년수당은 전국화 되었고, 청년 기본 조례의 전국 확산을 넘어 청년기본법 제정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전주에서 말하던 청년의 건강권은 이제 모든 지역에서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었으며 행정구역을 넘어 청년의 탐색을 지원하던 제주의 특성은 청년정책에서 갭이어와 같은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각 지역은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서울의 선도적 역할은 컸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더 깊은 상호관계, 더 넓은 사회변화, 더 튼튼한 청년의 자립기반을 위해 필요한 서울시의 역할을 두 가지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청년정책 거버넌스의 발전을 위해, 서울시와 다른 지방정부 간 정책전달이 아닌 정책환류를 선도적으로 해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많은 지역에서 서울시 청년정책을 벤치마킹 해왔습니다. 하지만 청년의 삶에서 출발한다는, 당사자 주도 원칙인 서울 청년정책의 혁신성이 온전히 확산되지는 못했습니다.

청년수당의 경우, 어떤 지역은 청년수당의 신청자를 취약계층으로 좁혔고, 또 다른 지역은 사용처를 구직활동에 한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울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후불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청년수당은 여러모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정책이라는 것을, 그만큼 아직 우리 사회가 청년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정책에 있어 청년참여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장과 프로그램이 제한적으로 이뤄진 지역들이 있습니다. 실질적인 참여기회의 보장은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만 같았습니다. 지속적인 토론과 숙의의 장보다는 일회적인 의견 수렴에 그치는 것이 많았고, 청년들이 직접 제안하고 결정과정에 참여하기에는 문턱이 높은 지역도 여럿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청년정책과 관련하여 타 지방정부의 문의를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책문서의 전달에서, 청년의 참여가 토대가 되는 ‘정책환류’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지역 간, 청년들도 함께 참여해 청년정책, 청년활동 등에 대한 교육, 상시적인 협의체, 통합적인 조정 회의 개최 등과 같은 거버넌스 기반 조성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 청년, 서울시의회, 서울시에 다시 한 번 선도적 역할과 그에 따른 책임성을 정중하게 요청 드립니다.


둘째, 더 튼튼한 청년의 자립기반을 위해, 서울에 집중된 자원이 지역으로 교류되어 우리 사회의 환류를 함께 복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청년은 ‘인서울’을 해야 한다는 명제 속에 갇혀 있습니다. 특히 대학은 서울에 몰려있고, 직업을 찾기 위한 기회도 서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사설 직업훈련 학윈 강사 중 47%가 서울에 몰려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울에는 향토학사가 이미 28개나 있습니다. 향토학사는 지방정부가 교육 또는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상경한 지역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지은 기숙사입니다. 또 서울시는 지방정부의 예산으로 공공기숙사의 운영비 일부를 충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주의 경우, 진로탐색, 직업훈련을 위해 서울을 방문하는 청년들에게 항공비와 숙박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비수도권 지방정부와 지역의 청년들은 직, 간접적으로 사실상 서울시를 지원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지역에 그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제는 서울시도 지역에 기여해야 합니다. 그동안 지역이 서울에 쌓아올린 사람과 자원을 지역으로 다시 환류시켜야 합니다. 서울시가 책임감을 갖고 지역과 상호교류에 힘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령, 서울의 청년 뉴딜일자리 정책을 지역 사정에 맞게 실시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도농교류에 한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거리를 발굴하고 일자리를 탐색하는 ‘지역교류형 뉴딜일자리’를 상상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주거공간, 활동공간 등 공간 인프라 또한 함께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에 사는 한 청년은, 서울에 있는 제주학사가 2개라며, 서울도 그만큼 지역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환류라는 말의 뜻을 아시나요?

물이나 공기의 흐름이 방향을 바꾸어 되돌아 흐르는 것을 환류하고 합니다. 영어로는 피드백이라고 하지요. 환류라는 것은 원인에 나타난 결과가 다시 원인에 작용해 그 결과를 조절하는 자동조절원리에 중요한 원칙입니다. 서울은 사람이 많아서 인구가 과밀되고, 지역은 인구가 없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이 시점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길은 터야하고, 막힌 곳은 뚫어야 합니다. 지난 5년 청년정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성과는 더 너르게 교류되고, 한계는 돌파하는 그 시작이 바로 오늘이었으면 합니다. 그 흐름에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도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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